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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은 빠른데 평균수명은 길어...노인 일자리는 뭐가 있을까?

by 엘리튜터 2025. 9. 25.

길어진 수명, 짧아진 정년… 부모님 세대의 현실 이야기

 

 얼마 전 퇴직하신 아버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막 60세가 되었는데, 여전히 건강하시고 체력도 좋으신데 회사에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거죠.

 

 "예전 같으면 지금이 전성기일 텐데, 벌써 은퇴라니 허전하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성 80세, 여성 86세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에도 2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데 정년은 60세 전후로 맞춰져 있다 보니, 남는 시간 동안의 생활비와 건강 관리가 큰 과제가 됩니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은퇴 후에 갑자기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친구분은 교사로 정년퇴직 후 몇 년간 집에서만 지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매일 TV만 보니 기운이 빠지고, 우울감도 생겼다고 해요.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아동 독서 지도 봉사 활동을 시작했는데, “다시 사회에 쓰임새가 있다”는 생각 덕분에 활력이 생기셨다고 합니다. 사례처럼 일자리라는 건 단순히 돈벌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데, 정년이 너무 빨라서 기회가 차단된다"는 점입니다. 더 길어진 수명에 맞춰 새로운 삶의 무대가 필요한 시점이 온 겁니다.

 

 


노인 일자리, 돈벌이 이상의 ‘삶의 활력소’

노인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생계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은 곧 삶의 활력이고, 사회와 연결되는 끈이기 때문이죠.

제가 동네에서 자주 뵙는 한 어르신이 있습니다. 70세가 넘으셨는데도 매일 아침 아파트 입구에서 교통안전 지킴이 역할을 하고 계세요.

 

 아이들이 건널목을 건널 때마다 “조심해!” 하고 큰 목소리로 챙기시는데, 아이들도 "할아버지~!" 하면서 반갑게 인사합니다.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분께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여쭤봤더니, “집에만 있으면 더 늙는 거지. 하루하루 이렇게 일하고 사람들 얼굴 보니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느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처럼 노인 일자리는 세 가지 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 경제적 안정: 연금만으로는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 정신적 건강: 일을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면 우울감이 줄고 건강도 지켜집니다.
  • 사회적 연결: 세대와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 "나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자존감을 키워줍니다.

 실제로 노인 일자리에 참여한 분들을 보면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도서관에서 책 정리, 누군가는 지역 아이들 돌봄, 또 누군가는 텃밭 관리 같은 일을 맡습니다. 대부분 “이게 내 삶의 리듬을 다시 찾아줬다”고 말씀하시죠. 그러니 노인 일자리는 단순한 ‘지원 정책’이 아니라 ‘삶의 활력소’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노인 일자리,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노인 일자리를 늘려야 할까요? 주변 사례와 생각을 바탕으로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단순노무를 넘어서 ‘경험 활용형’ 일자리 확대

 현재 노인 일자리는 주로 공공근로, 환경미화 같은 단순노무에 치중돼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더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은퇴 교사는 독서 지도나 학습 멘토링을, 은퇴 기술자는 청년들에게 기술 전수를 하는 식으로 경험을 살리는 자리가 더 필요합니다.

 

2) 민간 기업 참여 유도

 노인 일자리가 공공부문에 치우치다 보니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 적극적으로 고령 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시간제 근무, 재택근무, 단기 프로젝트 등 유연한 근무 형태를 제공하면 고령층도 부담 없이 일할 수 있죠.

 

3) 평생학습과 재교육 지원

 “나이 들어서 뭘 배우냐”는 생각은 이제 옛말입니다. 실제로 요즘은 60대, 70대 분들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강의를 열심히 들으시더라고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더 다양한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배움이 곧 일자리 확장의 열쇠가 되는 셈입니다.

 

4) 인식 개선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사회적 인식입니다.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노인이 왜 일을 하냐, 쉬어야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90세 가까이 되는 시대에 60세에 은퇴한다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노인을 ‘도움 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회를 만들어가는 구성원’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 잡아야 합니다.

 


 

 정년은 빠른데 평균수명은 길어지는 시대, 이제 노인 일자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단순히 용돈벌이가 아니라, 건강과 자존감을 지키는 수단이고,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의 기반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부모님 세대가 더 오래,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60 이후의 삶"이 긴 공백이 아니라, 또 다른 기회의 시간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노인 일자리를 더 다양하게 확충해, 모두가 나이 들어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